힐링뉴스

불안, 운동으로 다스린다!

[두뇌로 보는 불안의 세계 4편] 불안과 운동

현대인과 불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올해는 승진은 할 수 있을지, 아이들 학원은 어디로 보내야 할지, 노후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다양한 고민과 걱정거리가 현대인을 괴롭힌다.
 
철학자 키에르케고어는 불안이 너무나도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의 현기증’이라 표현했다. 현대사회는 어떤 일을 하고, 누구와 만나고 결혼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그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지는 것 또한 개인의 몫이기에 불안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불안은 다양한 신체와 행동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 두근거림, 혈압상승, 빈맥, 식은땀, 경련, 불면증 등의 신체반응을 보이거나, 다리 떨기, 손톱 혹은 입술 물어뜯기, 서성거림 등 행동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불안은 신체가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양상이지만, 같은 자극에도 부적절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을 불안증이라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불안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비롯한 인지행동·심리치료 등을 진행한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불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을 한 차례 하는 것은 불안증 해소에 효과적인 증명된 자연치료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기분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GABA 같은 신경전달 물질 분비가 증가한다.

‘스포츠와 운동의 의학 및 과학(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은 후 조깅 등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30분간 하면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스트레스나 불안증, 우울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삶의 질을 높여주고, 전체적인 기분 상태를 좋게 해준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탄력을 증가시켜주고, 숙면하게 해 불안장애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운동이 불안증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를 달리게 만들었더니 불안과 관련된 뇌의 청반핵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억눌러주고, 청반핵의 대상 부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 방출을 줄여주었다. 즉, 불안한 반응을 줄여주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알라닌(galanin)이란 신경펩타이드를 올려주는 반응도 나타났다.

미국의 파루스카와 쉬웬크는 유산소 운동이나 근육 운동이 우울한 증상을 줄여준다고 했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습관화된 일상 활동은 우울증 예방 효과가 크게 없었다. 불안 증상에는 운동이 명상이나 이완법만큼 도움이 되고, 만성 불안보다는 급성 불안에 더 효과적이었다.

그렇다면 운동은 얼마나 해야 할까? 운동은 자신의 평상시 호흡에서 약간 숨이 찰 정도까지 하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날 운동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면 햇볕이 가장 따뜻한 점심 시간에 가볍게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겨울이 되어 햇볕을 덜 쬐게 되면 기운이 없어지고, 활동을 안 하게 되면 마음까지 울적해진다. 이렇게 우울해지면 많이 먹게 되고, 잠도 더 많이 자고 늘어진 생활을 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을 겨울철에만 우울해진다고 해서 ‘겨울 우울증’ 혹은 ‘계절성 기분장애’라 한다.

몇 년 전, 일본에서 쥐에게 자외선을 꾸준하게 노출시키니 불안해 보이는 행동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기억과 감정에 관련된 뇌 부위인 해마의 특정 세포가 자외선을 쬔 후에 증가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해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해 파괴가 되어 위축되기도 한다.

불안과 친구하기

이와 같은 방법들은 불안증을 감소시켜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안타깝게도 현대 의학은 아직까지 불안 장애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 그러나 불안증의 긍정적인 면도 있다. 신경이 예민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더 사색적이고 목표에 집중하며, 조직력과 계획력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의 시사잡지 ‘애틀랜틱’ 기자인 스콧 스토셀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를 통해 평생 항불안제를 복용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걱정꾼들이야말로 가장 철저한 일꾼이자 가장 사려 깊은 벗”이라며 불안의 긍정적인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스토셀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불안은 우리를 조심하게 만들고, 미래를 준비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물론 지나치면 문제지만.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참고. 오동재 《한없이 외로운 불안》, 행성비
출처.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

  1. 이전글 이전글
    “자신을 사랑하고 가슴 뛰는 일을 하라!”
  2. 다음글 다음글
    홀몸어르신 친구가 늘자 우울감은 줄어들어!
* 비방 및 욕설과 광고성 댓글은 삭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