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호르몬으로 인해 급변하는 몸을 따라 뇌, 마음,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살면서 처음 겪는 변화에 아이의 감정은 불안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흔들리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 시기를 아이와 함께 슬기롭게 극복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든 사춘기 양육자를 위해, 진료 대기만 3년에 이르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신작 『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를 통해 지난 30년간 쌓아온 임상 경험을 아낌없이 풀어낸다.
양육에 관한 뇌과학적 이해라는 부모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아온 김붕년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부모뿐 아니라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춘기의 뇌와 마음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와 뇌 발달 과정을 설명한다.
전두엽의 리모델링이 일어나는 뇌 발달부터 다양한 관계 속에서 복잡다단해지는 마음의 변화까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춘기 마음 건강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고 튼튼한 내면을 만드는 훈련법을 소개한다.
가정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통해 사춘기의 정서 및 행동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막연한 불안감을 이겨내고 아이들의 성장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아이의 사춘기를 그저 방황하며 흘려보내지 않도록 단단한 인생으로 나아가는 기회로 만들고 싶은 부모, 예민한 사춘기 아이와 섬세한 인생 조언을 나누고 싶은 부모 모두에게 『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아이 스스로 불안을 마주하게 하라
학교 수업에 학원 숙제, 수행평가와 시험까지, 무엇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게 없는 요즘 아이들이지만, 어째선지 열심히 하면 할수록 불안은 짙어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늘 쫓기고, 부족한 건 내 탓인 것만 같아 자책하기도 한다.
발달장애 거점병원 중앙지원단장이기도 한 김붕년 교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몇 년 새 10대들의 ADHD 검색량이 늘어나고 있다. ‘혹시 내가 ADHD는 아닐까?’ 스스로 주의력 결핍과 행동장애를 겪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을 지나, 치료받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김붕년 교수는 지적한다.
실제로 맘 카페나 육아 커뮤니티에서도 10대 자녀의 행동 문제 및 학습 고민과 함께 ADHD를 걱정하는 글이 증가하고 있고, 나아가 ADHD 치료약이 ‘집중력 약’으로 둔갑하여 처방되는 오남용 사례도 늘고 있다. 무엇이 이토록 ADHD에 대한 걱정을 자극하는 것일까?
김붕년 교수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10대가 겪는 삼중 고통에서 찾는다. 사춘기의 뇌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전두엽의 일시적 기능 저하와 호르몬 변화로 인한 정서 조절의 어려움이 집중력 하락, 과도한 자기조절 통제 등에 영향을 주어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킨다.
나아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며 ‘갓생’을 롤모델로 삼는 현실 속에서 사춘기의 필연적인 혼란과 불안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고통은 배가 된다.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변했지?’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도와줄 수 있을까?’
사춘기 자녀의 예민성, 불안, 분노, 자책, 반항에 당황했을 부모들에게 저자는 강조한다. 아이와 부모 모두를 괴롭히는 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춘기에 겪는 변화를 이해하고, 그 변화를 견디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은 30여 년간 저자가 실제 진료실에서 만난 사춘기 아이들의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정서, 학습, 인간관계, 진로 등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를 한데 모아 이 시기에 겪는 문제와 고민들을 정리했다. 이 밖에도 사회성, 학습법, 마음챙김 관련 자가 진단과 여러 팁을 통해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춘기 멘탈을 돌보고 성장으로 이끌어줄 유용한 방법들을 담고 있다.
불안한 뇌, 불안한 마음을 결정적 성장으로 이끌 사춘기 필수 내면·관계 훈련법
통상 여자아이의 사춘기는 초등학교 4,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남자아이의 사춘기는 초등학교 5,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진행된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3년, 천 일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 흔들리는 셈이다.
이 시기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바로 이해력, 감정, 문제해결 능력, 충돌과 주의 조절력 등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전반적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변화다. 사춘기의 전두엽은 하루하루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시적으로 그 기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붕년 교수의 설명이다.
뇌와 마음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취약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쉽게 오르내리게 되고, 기분이 널뛰다 보니 친구, 부모님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게임 중독, SNS 중독 등 다양한 중독에도 취약해지는 등 자신의 일상을 돌보는 법을 익히는 데에도 서툴러진다. 결국 사춘기의 아이들은 ‘뇌’와 ‘마음’, ‘관계’를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성장통을 겪는 셈이다.
비 온 뒤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 역시 이 성장통을 이겨낸 후에야 비로소 더욱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아이들이 이 성장통을 치유하고 성장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자는 사춘기 성장 근육을 기르기 위해서는 ‘갓생’과 같이 세상이 정한 틀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행복은 부정적 감정을 받아들이고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강인한 내면과 단단한 관계로부터 자라난다.
그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잠재우는 마음챙김부터 뇌와 마음의 변화에 맞춰 내면과 관계를 훈련하는 실질적인 방법까지, 이 책이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춘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사춘기의 불안을 다정하게 끌어안는 따뜻한 위로와 조언
사춘기 자녀를 양육하면서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이 사춘기라는 시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온다.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벌컥 화를 내는 아이, 분명 힘들어 보이는데도 의사표현을 잘하지 않는 아이 등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애정 어린 손길에 오히려 반항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김붕년 교수는 이야기한다.
실제로 사춘기에 발생하는 문제의 대다수는 이 시기 아이들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제대로 살펴주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의 불안과 압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작정 강압적인 태도로 대하게 될 경우 아이들은 오히려 더 극심한 자책감에 시달리게 될 수 있다.
천 일의 시간은 앞으로 남은 인생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아이에서 어른으로 나아가는 이 중요한 시기를 자책과 상처로만 채우게 된다면 아이들은 결코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나가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세상이 정한 틀에 맞춰 스스로 재단하고 억압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내면과 일상의 변화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며 사랑하도록 돕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부모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이 책을 통해 사춘기를 객관적이고도 올바르게 이해하여 자녀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그리하여 아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뿌리가 되어줄 수 있기를 염원한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