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슬픔의 해부학 : 죽음이 닥치기 전에 배워야 할 슬픔

하버드 의대에서 뇌를 연구한 심리학자가 알려주는 상실 회복법


죽음과 슬픔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누군가는 고인을 마음에 품어두고 일상 속으로 빠르게 회복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현실을 외면하며 떠나간 자를 놓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슬픔의 해부학: 죽음이 닥치기 전에 배워야 할 슬픔』은 제목처럼 슬픔의 기원, 이론, 형태 등에 관해 낱낱이 파헤치며 상실의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상세히 알려준다. 슬픔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사랑하는 사람, 그중에서도 가족을 잃었지만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쓰였다.

이 책은 슬픔의 기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또 슬픔의 형태와 언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슬픔을 겪었을 때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변화에 대해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나아가 가족이 사망했을 때 각 구성원들에게 슬픔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다. 과학적 연구 결과에 기반한 증명된 내용이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저자가 경험한 슬픔과 내담자들의 경험이 녹아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상실의 경험은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며 슬픔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내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며, 억눌러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부드럽게 전달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말하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책은 상실의 슬픔을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며 혼자 살아가야 하는 막막한 미래를 환하게 비춰주는 등불이 되어 준다.

‘슬픔’과 관련된 주제는 대개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어두워진다. 특히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더 그렇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죽음과 관련된 슬픔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꺼내도 어두워진 분위기에 되레 사과한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웃음을 짓거나 행복한 삶을 살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을 우려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뒤에도 인생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날씨가 변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빈자리가 생겨도 삶은 언제든지 즐겁게 변화할 수 있다.

평생 곁에 있을 줄 알았던 가족을 영영 볼 수 없게 되면, 견디기 힘든 슬픔이 찾아온다. 그 상황이 예견된 일이라고 할지라도 고통스럽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이들을 위해 진심을 담아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이다. 

상실의 슬픔이 찾아왔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를 때 혹은 슬픔이 찾아올까 봐 두려울 때 이 책을 통해 건강한 애도의 방식으로 슬픔을 자연스레 떠나보내게 될 것이다.

상실의 슬픔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괴롭다면, 저자가 알려준 방식을 통해 슬픔을 마음껏 발산하고 온전히 표현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느 순간 떠나간 사람을 추억할 때,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슬픔의 해부학: 죽음이 닥치기 전에 배워야 할 슬픔』을 통해 마음을 짓누르는 슬픔에서 천천히 해방되길 바란다. 이 힘든 감정에서 벗어나면, 저자의 말대로 슬픔이라는 짐은 새로운 삶의 활력으로 변화될 수 있다. 별이 되어버린 이들도 남겨진 사람의 행복을 바랄 것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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