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프면 대개는 병원 문을 두드린다. 의사는 증상을 듣고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염증 같은 원인을 찾아내고, 그 원인을 없애거나 통증을 줄이는 약을 처방한다. 그렇게 병은 낫는 듯싶다가도 다시 찾아와 우리를 괴롭힌다. 바이러스나 염증 같은 원인 뒤에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프랑스 임상심리학자 시릴 타르키니오는 말한다. 어쩌면 우리 몸이 끊임없이 아픈 이유가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트라우마가 PTSD나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을 법 하지만, 트라우마가 우리 몸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는 주장은 조금 낯설다. 그런데 왜 프랑스의 심리학자는 우리 건강 문제의 주범으로 트라우마를 지목했을까?
그는 이 책 ≪이유 없는 병은 없다≫에서 우리가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트라우마의 영향을 낱낱이 드러낸다. 주로 유아기부터 청소년기 사이에 겪은 부정적 사건이, 성인이 된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찬찬히 살피면서 트라우마와 우리 몸의 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성인기에 나타나는 건강 문제의 원인은 어린 시절에 해소하지 못한 트라우마다."
타르키니오는 이러한 실험 결과들을 토대로 트라우마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부터 트라우마가 우리 마음과 몸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트라우마를 다스리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지 그 방법들을 이 책에서 전한다.
그가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트라우마와 건강의 인과 관계를 의료계에서는 그리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낫다 싶으면 다시 찾아오는 고통과 병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 모른다.
몸과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우리 모두 한 번쯤 단순히 의료적 외상이 아닌 우리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적응과 회복탄력성, 긍정심리까지 트라우마에서 비롯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
완벽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해도 이런 환경에서 아무런 내성을 키우지 못한 채 사회로 나가면 외려 더 큰 트라우마를 입을 수 있다.이 트라우마는 우리 자신이 알아채지 못해도 우리의 뇌에 모두 저장되고 기억된다.
그것이 성인이 된 우리에게 PTSD 같은 심리적 문제와 동시에 두통, 소화문제, 당뇨, 비만, 크게는 암이나 수명까지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 문제로 불거지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트라우마를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트라우마를 비롯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