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소리의 마음들

0년 넘게 소리와 청각의 세계를 연구해 온 신경과학자가 밝혀낸 뇌와 귀의 강력한 연결고리

 

각자의 귀에 닿은 소리는 어떻게 우리 뇌에서 고유한 의미가 되는가
우리가 저마다 소리를 유일무이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한 과학적 탐구

아예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환경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집 안에 혼자 조용히 앉아 멍하니 있는 순간에도 소리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바깥에서 차가 돌아다니는 소리, 내가 움직이고 숨 쉬고 배고파서 내는 소리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있다. 

우리의 청각은 항상 켜져 있다. 눈을 감듯 귀를 닫기란 힘들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소리는 우리 뇌가 알아서 무시한다. 청각뉴런은 1000분의 1초 만에 계산을 해낸다. 청각은 우리 몸에서 최고로 빠른 감각이다. 

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우리 뇌가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과정인 동시에, 일차적인 소통 수단이자 우리 존재의 핵심에 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청각은 당연하게 여겨질 때가 많고 소리는 중요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청각은 과소평가되는 감각이다.

우리는 소리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알아들을 때 소리에 깊게 관여한다. 듣는 뇌는 방대하다. 듣는다는 것은 감각하기, 움직이기, 생각하기, 느끼기를 수반하는 활동이다. 

최근 생물학적, 신경과학적 연구가 빠르게 발달하면서 듣기를 이런 식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 가능해졌다. 《소리의 마음들》은 소리와 청각, 듣는 뇌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다채로운 연구 성과를 총망라한 흥미로운 책이다. 뇌 바깥에 있는 소리라는 신호가 각자의 뇌 안에서 어떻게 고유한 의미를 가지는 신호로 바뀌는지 알려주고, 궁극적으로 ‘듣는 행위’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이 책은 소리에 관한 책이야? 아니면 뇌에 관한 책이야?” 저자 니나 크라우스는 이 책을 쓸 때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크라우스는 분명하게 답한다. 《소리의 마음들》은 소리에 관한 책이자 뇌에 관한 책이다. 소리를, 그리고 우리 뇌가 소리로 행하는 것을 다룬다. 아울러 소리가 우리에게 행하는 것, 즉 소리 마음(sound mind)을 다룬다.

30년 넘게 선구적으로 소리와 청각을 연구해온 신경과학자이자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마추어 음악가이기도 한 크라우스는 어려서부터 소리에 관심이 많았다. 어머니가 피아니스트여서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뉴욕에서 자랐기에 기본적으로 영어로 소통하지만 이탈리아인 어머니 덕분에 이탈리아어에도 능숙하다. 

음악과 언어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성장 환경 때문인지 크라우스는 자연스레 신경과학자가 되어 소리(소리의 풍부함, 소리의 의미, 소리의 힘)와 그것을 이해하는 뇌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음악, 뇌진탕, 노화, 읽기, 이중언어 등 소리와 뇌의 협업에 관한 모든 주제를 폭넓게 다루는 브레인볼츠(Brainvolts)라는 실험실을 만들어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소리의 힘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함이었다”
뇌와 소리의 하모니가 더 나은 인간 존재를 만든다

이 밖에도 《소리의 마음들》은 이중언어 뇌가 우리에게 어떻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는지, 현대사회에서 소음에 익숙해짐으로써 어떤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지, 청각 처리를 개선하는 것이 건강한 노화에 왜 그토록 중요한지, 나이 들어서도 청각적 뇌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등을 폭넓게 다룬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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