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아이들이 마음껏 노는 곳이여요. 집에서 혼나고 와도 놀고 나면 괜찮아져요. 고민거리 있을 때 아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신나게 놀아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문화예술교육기업 풍류도(風流道) 평촌센터 정승은 원장을 찾았을 때는 8월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였다. 더운 여름날에도 아이들과 부모 100여 명이 날마다 와서 풍류도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루 몇 차례 강습이 있기는 하지만 날마다 100명이 넘는 회원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터. 말을 마침 하계 수련을 떠나는 날이라 배낭을 챙겨든 아이들이 속속 센터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풍류도 평촌센터 정승은 원장.
아이들이 웃는 얼굴로 뛰어들어와 큰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도 색다른데 외출하고 돌아온 아이를 맞이하는 어머니처럼 정 원장이 아이들을 반갑게 마중해 이채로왔다. 수련장 안으로 들어간 아이들은 자유롭게 오가며 노는데, 그 속에 보이지 않은 질서가 있다. 천방지축, 제멋대로 노는 아이가 없고 노는 데도 여유가 있다. 아이들이 이곳에 오는 곳을 즐거워하는 것같다고 정 원장에게 말을 건넸다.
"아이들 중에 처음에는 엄마 곁에서 떨어질려고 하지 않은 아이도 있었어요.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 떨어져 있을 수가 없었지요. 그런 아이들이 풍류도를 하면서 안정을 되찾고 엄마 없이도 수업을 받고 함께 북을 치게 되었죠. 이제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려와 함께 하자고 합니다. 풍류도를 해보고 좋고 행복하니까 친구들에게 권유를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저도 행복해집니다. "
아이들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나중에도 부모도 오게 했다. 강습을 하지 않는 때는 홍보물을 들고 나가 바쁘게 홍보를 하던 정 원장은 점차 앉아서 회원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평촌센터에서 날마다 풍류도를 즐기는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
매일 출석하는 회원만 100명 넘어
"올 4월부터 날마다 출석하는 회원이 100명이 넘어요. 아이들이 6, 부모가 4 정도됩니다. 아이들이 아이들을 데려고 부모도 모셔와 함께 하는데 사실, 학원 중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배우는 데는 별로 없거든요. 풍류도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곳입니다. "
▲ 풍류도 평촌센터 정승은 원장이 난타지도에 앞서 아이들에게 '풍류도'를 설명했다.
월, 수, 금요일은 성인반, 화, 목요일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누어 유아반, 중고생반, 초등반, 가족반을 운영하기도 한다.
아이를 날마다 학원에 보내면서도 아이가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아는 부모가 얼마나 되랴. 부모가 함께 하다보면 아이가 배우는 내용을 부모가 알게 되니 아이와 센터에 대해 더욱 신뢰하게 된다. 풍류도를 배운 아이들은 이따금 부모를 초청하여 공연을 하기도 한다. "엄마와 떨어지지 못해 혼자서는 수업에도 들어가지 못하던 아이가 북을 치며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공연을 하는 건, 풍류도에 오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다. " 공연이 끝나고 부모들은 정 원장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그래서 이곳 풍류도에는 3, 4년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
수련장에 들어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곳에 다닌 지 얼마나 됐어요?"
"2년이요." "3년이요." "저는 1년이요.""2년이요."
이곳저곳에서 아이들이 대답을 한다. 다시 물었다.
"풍류도를 하면 뭐가 좋아요?"
"즐거워요." "기분이 좋아져요." "집중이 잘 되요." " 그냥 좋아요. " "스트레스가 풀려요."
거침없이 대답한다. 공연하는 모습을 한 번 보여달라고 했더니 곧바로 북과 북채를 들고 자리를 잡더니 둥둥 치기 시작한다. 온몸을 흔들며 힘차게 북을 치는 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즐기는 법을 어느 새 몸에 익힌 듯하다. 자기 감정 표현을 잘한다. 아이들이라 처음부터 이렇게 하는 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북을 주고 행동을 살펴보면 다 달라요. 화가 난 것처럼 마구 치는 아이가 있고 북채를 잡고 치지 못하는 소심한 아이도 있지요. 그렇게 성격을 판단하여 지도를 합니다. "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달라고 하니 줄지어 북을 가져다 순식간에 공연에 들어갔다.
아이들이라도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음악에 맞춰 마음이 가는 대로 북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게 하여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한다. 풍류도에서는 틀을 강요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아이들도 힐링 받아야
"편하다고 느끼게 합니다. '논다'는 느낌으로 가야지 '체조'라고 하면 아이들이 힘들어 합니다. "
풍류도 평촌센터가 운영하는 집중력반이 유명하다. 한시도 앉아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집중력을 키워주는 특별 수련반이다. 이런 아이들은 인사, 신발정리 등 기본 생활지키기, 단전치기, 푸쉬업, 율려체조, 모둠북 등 체력을 키우는 수련에서부터 명상까지 한다.
아랫배 단전을 두드리며 아리랑 등 민요를 부르게 하면 아이들의 흥미와 집중도가 높아진다. 음악에 맞춰 춤추듯이 앉았다일어서기, 팔흔들기 등 다양한 동작을 하고 음악에 맞춰 마음가는 대로 북을 두드리게 하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명상을 하여 신체에 집중하며 몸을 느껴보게 하면 아이들이 차분해지고 밝아진다. 이렇게 계속하면 아이들이 몰라보게 집중력이 좋아진다. 이렇게 아이가 변화를 보이자 학부모들 사이에 집중력반이 입소문이 나서 아이와 함께 학부모들이 계속 찾아온다.
이 프로그램에는 뇌호흡, 풍류도, 기체조 등이 다들어있다. 우울증 증세가 있어 보이는 아이들도 풍류도에 와서는 밝아져 '우울증을 이기는 풍류도'로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좋아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없으면 효과가 크지 않을 터.
정 원장은 아이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그에 맞춰 수련을 해준다. 일대일 맞춤수련이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풍류도 평촌센터가 앞장서서 이뤄나가고 있다.
글. 정유철 코리안스피릿 편집국장 np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