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코칭] 놀이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삶의 기술

브레인 107호
2024년 11월 30일 (토)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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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양육하는 보호자와 교육자들은 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클수록 고민과 질문도 깊어지죠.
그에 관해 뇌교육 전문가가 도움말을 드립니다. 
 

▲ 뇌교육 코칭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Q. 우리 아이는 정말 산만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놀이를 진득하게 하지 않고 금방 싫증을 냅니다. 장난감도 계속 새로운 것을 사달라고 하고요.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기를 수 있을까요?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크거나 좋아하는 놀이를 아직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산만하다는 기준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영유아는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편이지만 개인차가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대상이 많고 이것저것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커서 그런 것인지 먼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반대로 아직 좋아하는 놀이를 찾지 못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아직 찾지 못한 경우라면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 과정을 부모님이 함께하면서 아이의 성향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대상이 많아서 이것저것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큰 아이라면 지금 하는 활동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흥미의 요소를 발견하는 과정을 즐기도록 도와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즐기게 됩니다. 

한 아이의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색종이 접기에 흥미가 있지만 잘 접지는 못하던 이 아이는 친구가 접은 색종이 미니카를 부러워 하면서도 금방 포기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아이는 평소에 거의 모든 활동에 집중력이 낮았고, 자유롭게 놀이하는 시간에도 1~2분 정도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난 못해요”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뇌교육을 접목한 미술 시간에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고 여행가는 상상 명상을 한 후 만들기 활동을 했는데 그 시간에는 무척 흥미롭게 참여했습니다. 그 이후 색종이 접기에 좀 더 길게 집중했고, 마무리를 친구에게 도와달라고도 했습니다. 몇 달 후에는 10분 넘게 색종이 책을 보며 혼자 접기를 해냈습니다. 색종이 접기 외에도 놀이나 수업 활동할 때 집중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그래도 집중하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고민된다면, 여러 가지를 짧게 체험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의 사람이 여러 방면에서 실력을 쌓아 성공하는 사례도 매우 많습니다. 아이가 공격성이 있거나 부정적인 성향이 강한 것이 아니라면 집중력이 짧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사회생활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예절을 연습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사회성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인성교육 시스템

영유아는 성장하면서 발달단계에 맞는 적절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적기에 경험해야 할 것을 충분히 경험해야 합니다. 이는 영유아의 평생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결정적 시기에 꼭 경험해야 할 생애 과업을 경험하지 못하고 지나가면 결핍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양육하며 갖게 되는 대부분의 고민도 이러한 결핍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발달단계에 맞는 생애 과업을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지금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주요 교육 시스템에는 뇌교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다듬고 발전시킨 교육 시스템을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유아의 인성이 바르게 자라는 인성교육 시스템입니다. 유아기는 발달 특성상 조망수용능력(타인의 시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한 시기입니다. 또 여러 가지 환경의 영향으로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을 하는 유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주의 집중력을 키우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느끼며, 타인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도록 인성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학 전 유아를 키우는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학교에 가면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성은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발달 영역이기 때문에 영유아기 때부터 원만하게 발달해야 합니다. 사회성의 기초가 되는 덕목 중에는 바른 인성이 있습니다. 배려심이 많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친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기가 많은 아이들의 성격이나 성향을 잘 관찰해 보면 타인을 배려하고, 리더십이 있으며, 조화로운 성격을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인성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뇌교육은 친구가 실수했을 때 “괜찮아. 실수 오케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기 손바닥에서 느끼는 따뜻한 느낌이나 깊은 호흡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 자신의 마음을 보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인성교육 시스템을 통해 유아들이 반복적인 경험을 쌓으면 회복 탄력성이 좋아지고 나쁜 감정에서 빨리 전환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2015년부터 뇌교육을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공격성이나 급한 행동 등이 개선되어 졸업 후 학교생활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도 우리 원의 대기자가 400명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 사진_게티이미지 코리아

놀이는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갈 아이에게 꼭 필요한 삶의 기술

둘째, 유아들이 즐거운 놀이 속에서 삶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유아들에게 놀이는 매우 중요한 교육이자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이는 누구나 좋아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인식하지만, 자기 내면에 집중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영아들은 자기 내면(감각)에 온전히 집중하여 자신의 몸을 탐색하고, 이것저것 입으로 가져가 탐색하는 놀이를 즐깁니다. 이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진 영아는 자라면서 세상을 탐색하며 놀이를 확장해갑니다. 하지만, 자신의 놀이를 충분히 지지받지 못한 환경에 놓이면 세상을 믿지 못하고 불안감이 높아지며 자기 내면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과정은 애착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주 양육자로부터 지지받는 환경에 놓인 영아는 세상을 탐색하는 놀이에 주저함이 없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놀이를 확장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하지만, 영아가 울음으로 신호를 보내도 반응이 없거나 주 양육자의 감정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난다면 영아는 불안정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불안정 애착은 무기력한 아이, 공격적인 아이, 감정조절이 어려운 아이로 자라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사회생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뇌교육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으며,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면서 안정적인 정서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유아 뇌교육은 아이가 잘 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뇌교육 명상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느껴보고 친구에게 배려하는 말로 표현하는 것,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웁니다. 

공격성이 있던 한 아이는 뇌교육 명상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여 말하는 연습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어느 날 블록으로 피라미드를 쌓고 있었는데 스스로 만족스러워하며 옆에 있던 친구에게 “멋지지?”라고 자랑스럽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구경하던 친구가 실수로 피라미드를 무너뜨리자 아이는 화가 나서 “눈으로만 보라고 했지? 언제 손으로 만지라고 했어?”라고 했지만, 잠시 생각하다가 “너도 피라미드 만들고 싶어? 다시 같이 만들자”라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는 친구의 실수에 화를 내거나 교사에게 이르러 오는 일이 점차 줄고 대인관계에도 긍정적인 발전을 보였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유아교육 현장에서 왜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실행할까요? 놀이는 앞으로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21세기 핵심 역량(4C)으로 창의성, 의사소통 능력, 비판적 사고, 협업 능력을 꼽는데, 놀이는 이 같은 능력을 기르는 매우 탁월한 교육입니다. 


뇌교육은 예술 경험 활동을 더욱 잘하게 하는 밑거름

셋째, 예술 경험을 통해 감수성을 기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입니다. 예술 경험은 누리과정(의사소통, 사회관계, 자연탐구, 신체운동건강, 예술경험)의 한 영역입니다. 누리과정의 5개 영역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 유아교육의 기본입니다. 언어는 소통을 통해, 사회성 발달은 관계를 통해, 신체 건강은 운동을 통해, 예술은 경험을 통해 교육하기 때문에 5개 영역을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예술은 경험을 통해 알아간다고 되어있습니다. 유아교육에서 경험 중심의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예술교육은 특히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경험 영역은 아름다움 찾아보기, 예술적 표현하기, 예술 감상하기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아름다움을 찾으려면 자기 내면의 소리와 감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술적 표현을 하려면 자신감과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예술 감상하기를 하려면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뇌교육은 이러한 경험을 더욱 잘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줍니다. 뇌교육에는 명상, 뇌체조, 노래와 율동, 그림으로 표현하기, 몸의 감각 느끼기 등이 있습니다. 뇌체조를 꾸준히 하는 유아들은 신체 활동을 즐기고 노래와 율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게 노래,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의 활동과 접목하여 흥미를 이끌고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과정으로 뇌교육을 실행하면서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흥미 위주의 활동이 아닌, 의미 있는 유아교육을 실행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스스로 무언가 해냈을 때,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 창작했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뿌듯함과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유아들은 특히 자신이 무언가 그려내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매우 큰 행복을 느낍니다. 뇌교육은 이러한 창작의 과정을 실현할 수 있게 밑거름이 되어줍니다.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에 놓인 유아들에게 뇌교육은 안정적인 정서발달, 창의력 발달, 인지발달, 신체발달 등 유아교육의 핵심인 전인적 발달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글_윤은실 서울 아이빛어린이집 원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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