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태권도를 하다가 갑작스레 “바닷속으로 뛰어들어”라는 사범의 호령에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 헤엄치는 아이들. 백사장 한쪽에는 주저하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한 아이가 서 있다.
세상을 알고 싶어 했고, 길을 걸으면서도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으며, 주어진 것에 몰입해 즐거움을 얻었다. 무엇이든 해보고 싶어 했던 이십 대의 그 몸짓들은 백사장에 홀로 남아 있던 아이의 후회였을까?
때로 허전했지만 그런 감상쯤은 뒤로 미루며 열정을 끌어올리던 시절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내 안 깊이 존재하는 ‘나’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믿고 해왔던 것들과 그것으로 얻은 성취들을 더 이상 좇을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새로운 가치를 찾다가 지금의 대학에서 ‘뇌교육’을 가르치고, NGO 활동을 하며, 잡지를 만들고 있다.
온오프라인 교육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이다 보니 과거의 대학과 달리 한 학기 동안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 수가 1천 명이 넘는다.
1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연령이 다양하고, 외국인들도 있다. 전국에 있는 협력기관을 돌며 학우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여정은 큰 기쁨이고 보람이다.
뇌교육학과 학생들은 주변에서 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는 것이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뇌를 두개골 속에 있는 신체 기관으로만 여기는 이들에게 뇌는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잘 활용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모두가 더 나은 변화를 원하면서 왜 마음과 행동 변화의 열쇠인 뇌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영역으로 미루느냐고도 한다.
마음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몸을 외면하는 사람에게는 ‘작심삼일’처럼 과학적인 말도 없다며, 몸을 통해야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나온다고 말해준다.
공부를 잘해야 머리가 좋다고 하는 부모님들과는 다중지능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외부감각이 아닌 내부감각을 깨우는 명상을 함께 체험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바뀐 것은 기쁨의 순간과 대상이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 향해 있던 시각이 사람들에게로 향하고, 사람들과의 연결 속에서 기쁨을 얻는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나를 향한 꿈을 꾸지 않는다.
글.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브레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