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인간의 기대수명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길어졌다. 반면에 노화와 만성 질환 탓에 길어진 수명의 마지막 10년을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살다 죽는 일이 너무나 흔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삶을 마치 운명인 양 받아들이고 있다. 과연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다 편안히 죽는 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람일까?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모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폭주하는 베스트셀러”로 센세이셔널한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책《질병 해방》은 바로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스탠퍼드 의대 의학 박사로서 세계적인 장수 의학의 권위자이자 노화와 만성 질환 전문가인 이 책의 저자 피터 아티아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치매, 암,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 질환과 노화는 늦추고, 막고, 심지어 되돌릴 수 있다고, 10년에서 수십 년 더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역설한다. 단, 그러자면 우리의 마인드셋과 의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야만 한다.
기존 현대 의학인 의학 2.0은 질병 진단 후 사후 대처라는 접근법에 의존한다. 우리는 이 의료 체제를 버려야 한다. 대신에 병에 걸리기 전에 최대한 일찍 예방에 나서는 사전 대응 의학인 의학 3.0을 도입해야 한다. 만성 질환은 중년이 아니라 20~30대, 심지어 10대 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표준 지침을 버리고 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독특하며 동일한 문제와 특성을 지닌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표와 전략 아래 아티아 박사는 과학적으로 엄밀히 검증된 운동, 영양(식단), 수면, 정서 건강을 최적화하는 전술과 도구, 기법을 낱낱이 알려준다.
오래 사는 법을 넘어 더 잘 사는 법을 알려주는 인생 지침서
이 책은 건강과 장수, 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과 마인드셋을 완전히 바꾸어준다. 아울러 의학의 패러다임까지 근본적으로 전환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만이 아니라 더 행복하고 질 높은 삶을 사는 법,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키고 가꾸는 법까지 배우고 깨우치게 된다. 신승건 소장의 평가는 이 책의 의의를 정확하게 가리켜 보인다. “《질병 해방》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잘’ 사는 삶을 위한 귀중한 지침이다.”
아티아 박사는 의학 2.0의 가장 큰 문제점이 병 진단을 내린 뒤 사후 대처하는 접근법 자체에 있다고 지적한다. 노화의 만성 질환은 감기처럼 걸리거나 안 걸리는 이분법식 질병이 아니다. 만성 질환은 아주 오래전부터 징후가 시작되어 보이지 않게 누적되다가 병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병 진단이 내리면 이미 뒤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일찍부터 예방과 대처에 나서는 사전 대응 의학(의학 3.0)으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오늘날 만연한 만성 질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아티아 박사는 강조한다.
의학 3.0의 관점에서 만성 질환은 하나하나가 따로 생기는 단일 질환이 아니다. 이 질병들은 노화의 질환이라는 긴 스펙트럼상의 한 질병 과정이며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로 지금부터, 나아가 최대한 일찍부터 운동, 식단, 수면, 정서 건강에 주목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전술과 도구를 찾아 삶에 적용해야만 한다.
저자는 우리가 인생이란 배의 승객이 아니라 선장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동적으로 진단 후 병원에 치료를 일임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사전에 병의 싹을 자르는 일에 나서는 것, 이것이 만성 질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올바른 자세임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