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합리, 상식, 형평에 맞지 않는 사회는 뇌를 병들게 한다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올림픽을 위해 4년간 땀 흘린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마지막 순간 환희 속에 지난 노력을 보상받고 싶어 한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패를 제외할 수는 없지만,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온몸으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이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했다.
체조 여자 마루운동 시상식에서 금메달리스트 레베카 안드라드 선수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은메달과 동메달 자리에 선 두 선수가 무릎을 꿇고 양손을 뻗어 우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은메달을 딴 중국의 허빙자오 선수는 시상대에 올라, 자신과 준결승을 치르던 중 부상으로 기권한 스페인 선수 카롤리나 마린을 위해 스페인 국기 모양의 배지를 들어 보였다.
남자 기계체조 개인 종합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하시모토 다이키 선수가 경쟁 상대인 중국의 장보잉 선수 차례가 됐을 때, 관중석을 향해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며 정숙해달라고 요청했다. 탁구 혼합 복식에서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함께 시상대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 육상 여자 100미터 예선에서 라오스의 실리나 파 아파이 선수가 남수단의 루시아 모리스가 넘어진 것을 보고 부축해주는 모습 등을 보면서 스포츠 정신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 2024 파리 올림픽 메달. (이미지 출처 : 올림픽 인스타그램)
금, 은, 동 메달 중 어떤 메달을 딴 사람이 더 기쁠까?
올림픽에서는 종목당 1~3위까지의 선수에게 각각 금·은·동메달을 수여한다.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금메달을 따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 종류의 메달 중 어떤 메달을 딴 사람이 더 기쁠까? 이와 관련해 올림픽에 입상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당연히 금,은, 동의 순서일 거라 생각하겠지만 결과는 달랐다. 연구팀은 1992년 올림픽 영상을 사용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은메달과 동메달 수상자의 얼굴 표정을 평가하고 경기 후 인터뷰를 코딩하여 누가 더 행복하게 행동하는지 확인했다.
평균적으로 동메달리스트가 ‘고통에서 황홀함’ 척도에서 7.1점(10점 만점)을 보인 반면 은메달리스트는 4.8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역 운동 경기에서 은메달과 동메달리스트 115명을 인터뷰하여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후회와 반사실적 사고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5개 올림픽의 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는 AI 얼굴코딩 방법을 적용해 미소 짓는 척도를 확인했다. 금메달리스트가 가장 많이 웃었고, 그 다음이 동메달리스트, 은메달리스트였다. 은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금메달을 받지 못한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은 반면, 동메달을 받은 선수는 노메달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다가 메달을 받게 되어 기쁨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한다.
연구팀은 동메달을 딴 선수가 더 행복한 이유는 사후가정사고(counterfactual thinking)를 통한 대안과 실제 결과의 차이 때 문이라고 판단했다. 사후가정사고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거나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상상하고, ‘만약 이것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식으로 가정하는 인지과정이다.
성취에 대한 만족은 성취의 절대적 크기가 아니라 결과와 본인의 기대, 타인의 성취, 사후가정적 대안과 비교한 상대적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금메달이야 최정상에 올랐으니 당연히 기쁠 것이나, 은메달의 경우 ‘조금만 더 했으면’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크고 가상의 비교 대상이 금메달이다 보니 객관적인 성취보다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동메달은 한 번 졌지만 가상의 비교 대상이 노메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메달권에 올랐다’는 느낌에 오히려 만족도가 높고 행복하게 느낀다. [1] [2]
뇌는 불의에 분노하고 약자에 연민한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유도 선수가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며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남자 유도 60㎏급에 출전한 나가야마 류주는 8강에서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가리고스와 맞붙었다. 나가야마는 가리고스의 조르기를 견디고 있었다. 이때 심판이 손을 뻗으며 ‘그쳐’ 라고 했다 이에 나가야마는 힘을 뺐지만, 가리고스는 계속 조르기를 이어갔다.
약 6초 정도 지나 나가야마는 실신해 바닥에 드러누웠고, 이를 본 심판이 ‘한판승’을 선언했다. 유도에서 심판은 손짓으로 판정을 내린다.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며 팔을 뻗으면 ‘그쳐’라는 뜻이다. 나가야마는 ‘그쳐’ 판정을 듣고 힘을 뺀 것인데, 심판이 이를 ‘상대 선수의 기술 효과가 충분히 발휘됐다’고 보고 ‘한판’을 선언한 것이다. 나가야마는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경기장에서 3분 동안 내려오지 않았지만, 판정이 번복되지는 않았다. 가리고스와 악수도 거부했다.
간혹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다 상대 선수가 반칙이나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부당하게 승리하는 장면을 목격하면 불의에 분노하게 된다. 선수의 개인 SNS를 찾아가 비난 댓글을 다는 행위로 ‘응징’을 해 분을 풀기도 한다. 피해를 입은 선수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부정을 저지른 사람에게 강력한 목소리를 낸다. 왜 이런 행동을 할까?
대부분 사람은 불의에 분노하고 약자를 연민한다. 입시 부정, 정치인의 부패, 공무원의 횡령은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강자와 약자가 겨루면 약자를 응원한다. 미르 스탈렌 연구팀은 스포츠 경기 중 불의(injustice)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각한 의학적 또는 정신적 질환, 약물, 하루에 담배 5개비 이상의 흡연, 약물이나 알코올을 남용한 적이 없는 건강한 남성 54명의 참가자(평균 연령 21.2세. 옥시토신 그룹 27명, 위약 그룹 27명)를 대상으로 행동 분석을 시행했다. 참가자들은 실험 전 3시간 동안 흡연, 음식, 음료 섭취(물 제외)를 삼가도록 지시받았고, 일주기 리듬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후에 모두 테스트를 받았다.
실험 시작 시, 참가자들은 몇 가지 연습 시행을 완료했고, 이후 지시를 올바르게 이해했는지 확인한 다음 실험자의 감독 아래에 약물을 투여했다. 옥시토신에 의한 것 이외의 약리학적 효과를 피하기 위해 위약에는 신경펩타이드를 제외한 모든 활성 성분이 포함되었다. 물질 투여 40분 후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의 시작과 끝에 참가자들은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평가하고 과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 게임인 ‘정의 게임’을 설계했다. 정의 게임은 처벌과 보상 측면에서 분배적 공정성과 관련된 규범 위반에 대한 참가자의 반응을 측정할 수 있게 해주며, MRI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특별히 설계되었다. 정의 게임 시, 제 3자가 부당하게 고의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자원을 빼앗는 상황을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하는지 조사했다.
경제학에서의 실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고의적인 행위는 자원을 빼앗긴 사람에게 매우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이는 일반적으로 불공정한 자원 몫을 받는 것보다 더 강한 규범 위반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의 게임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단발 게임으로, 그중 한 명에게 무작위로 테이커 역할을 맡겼다. 게임 시작 시 테이커와 파트너가 각각 200개의 칩을 나눠 가졌다. 그런 다음 테이커는 파트너에게서 칩을 가져와 자신의 기부금에 추가하거나 분배를 그대로 둘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테이커는 파트너에게서 최대 100개의 칩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테이커가 결정을 표시한 후 파트너에게는 자신의 칩을 사용하여 테이커를 처벌할 수 있는 옵션이 주어졌다. 파트너가 사용한 칩 하나당 테이커의 수입은 칩 3개씩 줄어들게 했다. 파트너는 처벌 목적으로 자신의 기부금에서 최대 100개의 칩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게임에서 처벌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참가자들은 2차 처벌 게임, 3차 처벌 게임, 3차 보상 게임을 했다. 2차 처벌 게임은 위에서 설명한 정의게임과 동일했으며, 참가 자들은 항상 파트너 역할을 맡았다. 3차 처벌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관찰자 역할을 맡았고, 여기서 그들은 파트너 역할을 하는 다른 참가자에게서 칩을 가져갈지 여부를 결정하는 테이커를 지켜보았다.
테이커의 신원은 참가자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각각의 경우에 실험 참가자들의 뇌 활성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또한 과제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사결정을 살펴보고, 처벌 게임과 보상 게임 간의 차이점과 옥시토신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게임 유형 전체에서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칩이 많을수록 처벌이나 보상에 사용된 칩이 더 많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흥미롭게도 2차 처벌 게임에서 옥시토신 그룹 참가자들은 일반 참가자들보다 낮은 처벌을 원했다.
옥시토신이 처벌에 미치는 효과는 생각보다 더 강했다. 실험 전후에 시행하고 다른 플레이어에게 기대하는 행동에 대한 참가자의 신념을 평가한 자기 보고 측정 결과, 옥시토신을 투여받은 참가자는 일반 참가자보다 공정한 대우를 더 자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성과 불 공정성에 대해 활동을 보 인 뇌 영역은 복내측 시 상하핵전전두엽 피질(vmPFC), 후두엽, 후두대상피질, 상측 측두엽 고랑이었다. 뇌 앞쪽 부위인 복내측 시상하핵 전전두엽 피질(vmPFC) 영역은 다른 사람을 돕거나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결정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참가자들이 테이커를 응징하기로 결정할 때 뇌의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측 선조체는 뇌의 보상 영역으로, 행복 또는 쾌감과 관련이 있다. 즉 부정을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는 심리의 기저에 보상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부위는 처벌 또는 보상의 양과 상관관계가 있는 뇌 활동을 조사했을 때도 활성화했다.
보상의 강도도 측정했는데, 처벌 강도가 강할수록 보상감도 함께 강해졌다. 사람들이 강한 응징을 선 호하는 이유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피해자 역할을 할 때와 관찰자 역할을 할 때 중 언제 더 강하게 처벌을 원하는지도 측정했는데, 피해자 당사자일 경우 응징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결론적으로 이 실험을 통해 부정을 저지른 사람을 보거나 직접 부정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때 처벌을 통해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피해자를 돕는 것보다 가해자를 처벌할 때 더 큰 보상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신경과학저널》에 실렸다. [3]
약물과 기술 도핑을 넘어 뇌 도핑의 신세계가 열렸다
스포츠가 가진 최고의 가치는 공정성이다. 연령, 인종,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한다. 올림픽에서 모든 사람은 인종, 사회적 배경, 성별, 성적 취향,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게 모두 평등하다. 차별 금지라는 대원칙은 올림픽 헌장에 명시돼있다. 올림픽 기간 선수들은 이 원칙을 따르고 실현함으로써 전 세계 수십억 인류에게 영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올림픽마다 특정 국가의 조직적 도핑이 발각되어 출전 자격 정지 징계를 받기도 하고, 선수가 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한다. 도핑은 약물 등 인위적 조작으로 신체능력을 향상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도핑의 결과는 평생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평등과 공정을 훼손하는 부정행위에는 선수자격 영구 박탈 등 강한 제재가 내려진다.
도핑은 스포츠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하고, 선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올림픽이 끝나도 10년 동안 샘플을 보관하기 때문에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도핑 테스트로 올림픽 당시 검출되지 않은 극소량의 약물도 적발할 수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를 충족하면 도핑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잠재적으로 유익한 효과가 있는가, 운동선수에게 잠재적 건강 위험을 초래하는가, 스포츠 정신에 위배 되는가이다.
발전된 과학기술을 적용한 스포츠 장비를 사용해 경쟁 우위를 점하는 기술적 도핑으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1998년 등장한 전신수영복은 근육을 압박함으로써 선수의 몸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물의 저항을 감소시키고 부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주의 이언소프 선수가 3관왕에 오르며 모든 수영 선수가 전신수영복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무려 43건의 세계신기록이 쏟아졌다. 하지만 전신수영복은 과도한 가격으로 역차별이 발생해 이후 금지되었다.
나이키에서 개발한 자외선 차단 렌즈는 자외선을 차단해 빠른 물체를 더 잘 보이게 하여 경기력에 도움을 주었지만, 현재는 기술 도핑으로 판단해 스포츠계에서 퇴출되었다. 2019년에는 케냐의 한 마라톤 선수가 1시간 59분 40초의 기록으로 완주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당시 케냐 선수가 신은 신발에는 특수 제작한 탄소 섬유판이 삽입되어 있어 추진력을 10퍼센트 이상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이후 공식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라톤화의 규격을 정해 이를 규제했다.
최근에는 약물이나 기술 도핑뿐 아니라 유 전자와 뇌까지 도핑을 시도하고 있다. 뇌를 전기적으로 자극해 특정 영역을 활성화함으로써 신체능력과 인지능력을 향상하는 기술을 ‘뇌 도핑(Brain Doping)’ 또는 ‘신경 도핑(Neurodoping)’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경두개 직류 전기자극(tDCS)’이 있다. tDCS는 두피 위 전극을 통해 뇌 표면에 약한 직류를 흘려보내 신경세포의 활성을 일으키는 기술로 뇌 특정 부위의 신경 활동을 변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는 임상적으로 약물치료에 한계가 있거나 쓰기 어려운 경우에 활용되고 있다. 전류 발생기와 패치 형태의 양극과 음극 두 개의 전극을 통해 직류 전기를 20~30분 정도 흐르게 하여 대뇌피질을 자극한다. 경기 중에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뇌를 자극하면 약한 전류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뇌 도핑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2016년 사라 리어든 연구팀은 올림픽 선수를 포함한 7명의 엘리트 노르딕 스키 점프 선수를 대상으로 tDCS 자극 장치와 관련한 예비 테스트 연구를 진행했다. 스키어들은 2주 동안 주 4회씩 불안정한 플랫폼으로 점프하는 연습을 했다. 4명의 선수는 훈련하는 동안 경두개 직류 자극(tDCS)을 받았고, 나머지 3명은 가짜 시술을 받았다.
전기 자극을 받은 그룹은 점프력이 70퍼센트 향상되고, 협응력도 80퍼센트 증가했다. 이후 운동선수가 아닌 12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2명의 참가자들이 고정 자전거를 페달링하는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그들의 뇌를 자극했다. 그 결과, tDCS를 받은 참가자들은 가짜 치료를 받은 참가자들보다 평균 2분 더 오래 페달을 밟았으며, 스스로 덜 피곤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tDCS 자극군과 대조군 사이에 심박수나 근육의 젖산 수치에는 차이가 없었다. 이 실험은 다리 기능을 제어하는 운동피질 영역을 자극하면 자전거 타는 사람이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더 오래 페달을 밟을 수 있다는 것, 즉 다른 신체 피드백이 아닌 뇌 지각의 변화가 성과를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2022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근력, 지구력 또는 시각 운동이 우세한 스포츠 운동선수 258명(19~33세의 남성 203명, 여성 55명)을 대상으로 뇌 자극 효과에 대한 19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군은 사이클링, 수영, 트라이애슬론, 조정, 보디빌딩, 농구, 배구, 파쿠르, 태권도, 권총 사격 종목의 운동선수로 구성했다. 연구팀은 실험군을 ‘전기 자극 그룹’과 ‘가짜 자극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했다.
모든 연구에서 전기 자극을 받은 참가자들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운동 과제를 수행하며 향상된 경기력을 보였다. 경쟁적인 운동선수조차도 뇌 자극으로 경기력이 향상됨을 확인한 것이다. 뇌 자극이 운동피질의 신경 활동을 증가시켜 근육 제어 능력을 높였다. 그에 따라 자전거를 탈 때 더 오래 버티거나, 농구공을 더 정확하게 던졌다. 한편 뇌 자극은 시각적 인식과 순간의 동작 조정이 중요한 농구나 배구 같은 스포츠에서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5]
▲ 쿠베르댕 남작이 직접 쓴 초창기 올림픽 헌장 조문. (이미지 출처 : 국제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공정, 합리, 상식, 형평이 허용되는 세상
올림픽 대회에서 선수들은 세상을 분열시키는 서로의 다름과 다툼을 뛰어넘음으로써 인류 평화의 사명을 구현한다. 선수들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동시에 올림픽 선수촌에서 함께 생활하며 우정을 나눈다.
올림픽은 공정과 형평의 장으로서 평 화의 강력한 상징이다. 모든 이들이 함께 번영을 누리며 동등한 대우를 받고, 인종 차별을 비롯한 모든 차별이 사라지는 것, 즉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평화의 본질이다. 지금 세상은 갈등과 분열, 반목과 이반, 불신과 불통이 팽배한 가운데 공정과 형평이 실종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불평등과 불공정이 만연한 사회에서 국민이 불행을 강요당하는 이상한 세상을 살고 있다. 국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의제까지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되어 사회 문제로 비화한다.
공정, 합리, 상식, 형평에 맞지 않는 사회는 우리 뇌를 병들게 한다. 올림픽 정신처럼 공정, 합리, 상식, 형평이 허용되는 세상이 오길 꿈꾼다.
글_조용환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재미있는 뇌 이야기와 마음건강 트레이닝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조와여의 뇌 마음건강’을 운영하고 있다.
참고문헌
[1] Medvec, V. H., Madey, S. F., & Gilovich, T. (1995). When less is more: counterfactual thinking and satisfaction among Olympic medalist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9(4), 603-610.
[2] Hedgcock, W. M., Luangrath, A. W., & Webster, R. (2020). Counterfactual thinking and facial expressions among Olympic medalists: A conceptual replication of Medvec, Madey, and Gilovich’s (1995) finding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psycnet.apa.org/doiLanding?doi=10.1037%2Fxge0000992)
[3] Mirre Stallen, Filippo Rossi, Amber Heijne, Ale Smidts, Carsten K.W. De Dreu and Alan G. Sanfey (2018), Neurobiological Mechanisms of Responding to Injustice, Journal of Neuroscience 21 March 2018, 38 (12) 2944-2954 (https://www.jneurosci.org/content/38/12/2944)
[4] Sara Reardon (2016), ‘Brain doping’ may improve athletes’ performance, Nature volume 531, pages283–284 (2016)Cite this article (https://www.nature.com/articles/nature.2016.19534)
[5] Tom Maudrich, Patrick Ragert, Stephane Perrey, Rouven Kenville (2022), Single-session anodal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o enhance sport-specific performance in athle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ain Stimulation Journal, Volume 15, ISSUE 6, P1517-1529, November 2022 (https://www.brainstimjrnl.com/article/S1935-861X(22)00243-1/full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