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의 엘살바도르가 아니다

[뇌교육 월드와이드] 한국의 뇌교육을 공교육에 도입한 엘살바도르

▲ 국제뇌교육협회 한국 방문단과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생들 (사진제공= 국제뇌교육협회 IBREA)


비트코인 상승으로 주목받는 나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중남미 엘살바도르이다. 중남미 국가 중 가장 치안이 불안한 나라로 손꼽혔다가 지금은 현저히 좋아졌는데, 엘살바도르가 주목받는 또 하나는 바로 교육한류 ‘뇌교육 프로젝트’이다.

지난 11월 1일~8일, 국제뇌교육협회는 국제연수팀을 구성해 중남미 뇌교육 프로젝트의 상징인 엘살바도르를 방문했다. 시민 대상 뇌교육 워크숍을 비롯해 엘살바도르 교육부 세미나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는데, 그 중 첫 뇌교육 시범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디스트리토 이탈리아는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까?


중남미 뇌교육 프로젝트의 시작과 현재

엘살바도르 뇌교육 프로젝트의 시작은 유엔이다. 2011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뇌교육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發 뇌교육 성공사례를 접한 카를로스 가르시아 엘살바도르 유엔대사가 자국의 외교부와 교육부에 뇌교육 도입을 제안하면서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이후 2013년부터 엘살바도르 교육부와 교원복지연합(Salvadorian Institute for Educator’s Wellness, ISBM) 주도로 엘살바도르 전국의 교원 연수에 집중해 2017년까지 엘살바도르 전 학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400여 개교에서 교사들이 뇌교육 연수를 받았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공교육에 뇌교육을 도입함으로써 교실에서부터 공존과 평화를 위한 문화의 기초를 닦고 사회에 만연한 폭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폭력은 빈곤, 남녀 불평등, 건강, 교육 문제 등 엘살바도르가 당면한 많은 사회문제의 원인이자 결과였기 때문이다.

산체스 세렌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교육부장관 시절부터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뇌교육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했는데, 뇌교육이 도입됨으로써 일어난 변화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뇌교육이 여기서 시작됐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십시오. 뇌교육은 뇌와 에너지, 감정 조절에 대한 지식을 융합해 나의 인성을 함양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혁신적인 철학입니다. 이 과정은 조화와 평화 속에서 살고 싶은 우리 모두의 소망과 일치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인정하는 관용의 사회에 살고 싶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뇌교육은 우리에게 아주 특별하며, 우리는 이 뇌교육이 다른 학교들로 확대되는 것을 지원해 왔습니다. – 2012년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평화의 수영장 준공식 연설 중”


▲ 2011년 시범프로젝트에 참가한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의 뇌교육 수업 (출처= 국제뇌교육협회)


2011년 유엔을 통해 시작된 교육원조가 이어지면서, 2018년 뇌교육의 가치와 효과를 직접 체험한 엘살바도르 교사 500여 명의 추천으로 국제뇌교육협회 이승헌 협회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설립 이사장)에게 엘살바도르 정부 최고상인 호세 시메온 까냐스(José Simeón Cañas Slave Liberator Order)상이 수여되었다. 

당시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 8년 동안 유엔과 한국 교육부와 협력해 한국의 뇌교육을 엘살바도르 공립학교에 보급했고,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의 심신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었으며, 학교에 평화 문화를 조성한 공로를 기려 이 상을 수여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뇌교육 시범 프로젝트를 처음 도입한 학교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 위치한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는 2011년 국제뇌교육협회가 뇌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한 첫 번째 학교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뇌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당시 학생 39명, 교사 24명 대상으로 매주 월~목요일 1시간씩 뇌교육 파일럿 프로젝트 시행 결과, 학생 결석률 및 성차별 감소, 자신감 향상, 스트레스 감소 및 정서 상태 증진 등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엘살바도르 내에서도 폭력이 가장 심각한 지역에 위치하여 학생들의 범죄나 학업에 대한 태도 문제가 심각했던 이 학교는 지속적인 뇌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교 전체와 지역사회까지 크게 변화하는 성과를 가져왔으며, 결과는 2012년 8월 엘살바도르 정부 주최의 사례 발표회와 그해 10월 유엔총회 회기 중에 발표되어 주목을 받았다.

2011년 6월 20일 엘살바도르 현지에서 가장 큰 언론 중 하나인 《엘살바도르》지는 “폭력 지수가 높은 토나카타페케 지방이 중남미에서 최초로 한국의 교육법에 기반한 뇌교육을 받게 되었다”라면서 “뇌교육이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뇌 상태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뇌교육을 도입한 에드윈 페레즈 교장은 “뇌교육이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으며 아이들이 자신감을 찾아 학부모들이 이 교육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뇌교육 도입 기사가 두 면에 걸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 2011년《엘살바도르》 신문에 보된 뇌교육 프로젝트 기사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의 변화를 계기로 2012년 뇌교육 특성화대학인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한국 교육부 공적개발원조사업에 선정되면서, 4개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011년 당시 교육부장관으로서 시범프로젝트를 지켜보았던 산체스 세렌은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2013년 전국 교사대상으로 연수 확대로 이어졌다.
 

▲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유아반 뇌교육 수업 (제공= 국제뇌교육협회)
▲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고학년 뇌교육 수업 (사진제공 = 국제뇌교육협회)


첫 뇌교육수업 담당 교사가 현재 학교 교장이 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현재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의 글리니스 라조 교장이 바로 2011년 뇌교육 첫 시범학급의 교사였다는 사실이다.

라조 교장은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 뇌교육 연수를 받고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뇌교육의 집중력, 정서안정, 학습능력 향상 등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였고, 현재는 교장이 되어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전체 학생과 교사들이 매일 뇌교육을 하도록 일과로 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 학생들은 이날 아리랑 노래와 연주로 방문단을 환영하였고, 방문단은 유치원 과정과 초등학교 과정 학생들의 뇌교육 수업을 참관하고 교장, 교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한국 방문단에 함께한 김나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부총장은 글리니스 라조 교장과 학생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하였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는 엘살바도르 뇌교육협회와 함께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의 뇌교육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며, 2025년부터 스페인어권 국가에 <뇌교육 명상> 원격과목을 보급할 예정이다.  


“선생님, 이 애들에게 정말 뇌교육이 필요해요”
 

▲ 글리니스 라조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교장

뇌교육 시범 프로젝트 당시의 상황 

"2011년 첫 뇌교육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때 내가 맡고 있던 반이 파일럿 프로젝트 참여 학급으로 선정되었다. 당시 우리 반은 정말 엉망이었다. 학급에는 이미 사회인이 되었어야 할 나이의 학생들도 있었는데 그 학생들이 정말 골치였다. 그래서 뇌교육 시범프로젝트 학급으로 뽑힌 것이 다행이라고 느꼈다."

뇌교육 수업 이후 학생들의 변화 

"뇌교육 수업이 시작되고 서서히 학생들에게 변화가 나타났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변화는 학생들이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미래 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다. 주변 사람들이 이 아이들은 변하는 게 불가능 하다고 여기고 포기했던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뇌교육 수업이 그들의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

"한 학생은 이후 코카콜라라는 큰 기업의 간부가 되었다. 학생들은 뇌교육을 통해 자신의 장애를 넘어서는 역량을 발전시켰다. 말썽꾸러기로 불렸던 루디라는 학생 은 한 가정의 훌륭한 가장이 되었고, 그의 아이들이 지금 우리 학교에 다닌다. 루디는 항상 내게 이야기한다. “선생님, 이 애들에게 정말 뇌교육이 필요해요”라고."

나 자신의 변화

"지난 5년 동안 병원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피곤한 아침도 잘 이겨내고 있다. 다른 학교 교사들도 뇌교육을 하면서 더 건강해졌다고 한다. “저 선생님은 저녁 7시인데 아직 일하고 있네요”라고들 한다. 이는 정부가 요구하는 시간보다 더 일 하는 거다. 뇌교육을 열심히 하는 교사일수록 건강 문제로 학교를 쉬는 경우가 적다." 

“뇌교육합시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항상 이렇게 말한다. “잠시 멈추고 나가서 에너지를 바꾸자”라고. 지역 학교장 회의를 할 때 에너지가 고갈되어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조는 사람이 보이면 “자, 10분 동안 뇌교육합시다” 하면서 에너지 를 바꾼다.

나는 다른 교장들보다 적극적으로 교육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사람들을 만나러 갈 때면 간단하게 함께할 수 있는 게임 도구(동그란 판을 같이 붙잡고 공을 튀겨 올리는 합심 게임)를 준비한다. 학부모 모임이나 커뮤니티 모임에도 이것을 들고 간다. 합심 게임을 하면 스트레스를 덜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효과가 있다. 수요일에는 노인들을 위한 모임에 가는데, 뇌교육을 20분 동안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글.사진 국제뇌교육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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