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우리를 잊어버렸다. 서양문명에 세뇌되었다. 《천부경》이라고 하면 이상한 소리라고 한다. 우리의 역사이고 자아다. 주체성을 잃은 것이다."
박용숙 전 동덕여대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태화빌딩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사단법인 국학원(원장 권은미) 주최로 열린 제159회 국민강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 교수는 '새롭다, 천부경 풀이’를 주제로 강연했다.
‘천부경’이란 환국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글이다. 환웅이 신지혁덕에게 명령하여 녹도문(鹿圖文·사슴발자국모양문자)으로 기록하였다. 이후 신라의 최치원이 신지의 전서(篆書)로 쓴 옛 비석을 보고, 다시 문서를 만들어 세상에 전한 것이다.
▲ ‘새롭다, 천부경’을 주제로 강연하는 박용숙 전 동덕여대 교수(사진=윤한주 기자)
천부경은 《한단고기》와 《단기고사》등에 실려 있다. 박 교수는 발해의 대야발이 펴낸 단기고사의 역사를 강조했다.
“대야발은 말갈사람이다. 고구려가 중국과 전쟁할 때 말갈이 고구려와 동맹했다. 가장 용감하게 싸웠다고 한다. <단기고사>의 무대는 중앙아시아다. 광범위하다.”
대야발은 <단기고사>의 서문에 천부경을 “천인일체대경대법(天人一體大經大法)이라고 밝혔다. 천부경이 인체원리와 우주원리가 같다는 사실을 말한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박 교수는 천부경 81자 중에서 숫자 일, 이, 삼, 사를 천문학으로 풀었다.
빛(日)은 일(一), 그림자(月)는 이(二), 샛별(金星)은 삼이고 사(四)는 지구이다. 이는 사계절이라는 뜻. 즉 우주에 사계절이 있는 별은 지구밖에 없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오(五)는 자전축이고 칠(七)은 북두칠성이다.
▲ ‘새롭다, 천부경’을 주제로 강연하는 박용숙 전 동덕여대 교수(사진=윤한주 기자)
박 교수는 천부경의 근간으로 ‘삼사성환오칠일묘연(三四成環五七一妙衍)’에 주목했다.
금성과 지구와 교차할 때면 지구의 자전축과 태양과 북극성의 위상이 묘하게 설정된다. 지구의 궤도는 타원형이지만 태양은 정 중앙에 놓이지 않는다. 이는 고대 한민족이 천동설이 아니라 지동설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독교는 1세기부터 시작했다. 지구는 멈췄고 태양은 돌고 있다고 믿었다. 천동설이다. 낮은 선이고 밤은 악이다. 기독교 교리가 이분법이다. 가운데에 해당하는 용서와 화해가 없다. 발해의 대야발은 (천부경으로) 지구의 자전과 공전설을 주장한 것이다.”
이밖에 동서양 천문학에 관한 그림을 보여주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글. 사진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