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대뇌피질 뇌섬엽,대뇌변연계의 최전선 대상피질

뇌 들여다보기

브레인 29호
2011년 08월 27일 (토)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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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섬엽은 전두엽과 두정엽, 측두엽에 의해 덮여 보이지 않는 대뇌피질 부위다. 대뇌피질이 외측고랑을 중심으로 접혀들어가면서 생성된 뇌섬엽은 대체적으로 위쪽은 넓고 아래쪽은 좁은 역삼각형 형태이다.

뇌섬엽은 외부세계를 경험하고 인식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내부적, 외부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뇌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관여하며,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에 미리 예상하는 능력과도 관련된다.

또한 뇌섬엽은 어떤 사람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슬픈 기억이나 기쁜 감정, 친구에게 보낸 전화 메시지에 답이 없을 때 느끼는 불쾌함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기분 같은 것들이 모두 뇌섬엽이 작용한 결과이다.


뇌섬엽은 자극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기분 좋은 것인지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인식하게 해준다. 초콜렛을 먹고 싶다거나 사랑에 빠졌을 때, 혹은 역겨움을 느낄 때 활성화되며 신뢰할 것인가, 죄책감을 느낄 것인가, 공감할 것인가, 부끄러워할 것인가 하는 인식에도 관여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뇌섬엽은 일반인보다 두껍다고 한다.

공정사회와 뇌섬엽
더러운 것을 볼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뇌섬엽이다. 또 자신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실과 감정이 충돌할 때 대처하는 방식이 나이에 따라 다른 것은 뇌섬엽이 활성화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사회적 불의에 항거하는 것은 바로 뇌섬엽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공정하지 않은 걸 참지 못하고 기꺼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며 행동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뇌의 다른 쪽 전전두엽이 발달하여 좀 더 넓게 전체를 보게 된다. 전전두엽이 매우 발달한 나이에 리더가 된다면 부하들은 뇌섬엽이 발달한 시기일 것이므로 리더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대하는지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러한 뇌의 특성을 알고 부하 직원들을 대하면 리더로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금연과 뇌섬엽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베차라 박사팀이 뇌 손상을 입은 69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중 19명이 뇌섬엽 부위에 손상을 입었는데, 이들 중 13명이 뇌손상 후 금단 증상 없이 쉽게 담배를 끊은 사실을 발견했다. 하루에 40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환자도 있었는데 그 역시 뇌섬엽 부위의 뇌졸중 이후 바로 담배를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섬엽이 인체로 들어온 정보에 대해 배고픔이나 통증, 탐닉, 중독 등의 주관적인 감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을 돕는 부위라고 말했다.

명품과 뇌섬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의 ‘쾌락’과 돈을 지출할 때의 ‘고통’을 비교해 구매여부를 판단한다. 먼저 제품만 보여준 경우에는 뇌의 쾌락중추인 대뇌측좌핵이 활성화되고, 제품 가격만 보여준 경우에는 고통중추인 뇌섬엽이, 제품과 가격이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준 경우에는 판단과 사고를 관장하는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된다.

또한 반복적인 자극은 쾌락중추의 활동을 자극하기 때문에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홈쇼핑 광고 등은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대상피질은 옷의 깃이나 띠처럼 뇌량(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의 주위를 감싸고 있다. 전측 대상피질은 전두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측 대상피질이 다양한 인지기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신피질 구조로 간주해야 한다는 논쟁이 일기도 했다.


대상피질은 피질하 부위와 대뇌피질 사이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감각 자극을 정서적인 색채(시야 주변부에서 언뜻 움직인 것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인지 아니면 강도인지를 느낌으로 구분하는 것)와 연결하는 접점의 역할을 하고, 이에 대한 반응(나뭇가지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억제하고 되도록 빨리 강도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선택하는 기능에도 관여한다.



통제 기능과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전측 대상피질 Anterior Cingulate Cortex
전측 대상피질이라는 영역은 사실상 여러 개의 특수한 영역들로 이루어진다. 이 영역들은 주의통제나 감정조절, 운동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측 대상피질의 후측 영역은 운동의 통제와 계획에 관여하는데, 특히 새로운 것이거나 더 많은 인지적 통제를 필요로 하는 운동일 때 그러하다.

적절한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전형적이고 자동적인 반응을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의통제가 요구된다. 최근 인지훈련 게임 가운데 ‘초록’이라는 글자가 빨간색으로 적혀 있는 경우 빨간색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게임이 있다. 이것을 스트룹 검사(Stroop task)라고 하는데 불일치 상황에서 자동적인 반사를 억제하기 위한 상당한 통제가 요구되는 과제이다.

전측 대상피질이 손상되면 무감동, 부주의, 정서 불안, 성격 변화 같은 다양한 정서적 후유증이 발생한다. 실제로 치료되지 않는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전측 대상피질을 수술로 제거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하면 환자들은 통증을 경험하면서도 예전만큼 괴롭지는 않다고 한다.

전측 대상피질은 스트레스와도 관련된다. 강박장애 환자들이나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이 과제를 수행할 때 뇌의 반응을 살펴보면 전측 대상피질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활성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캐나다 맥길 대학의 공동연구 결과를 보면, 대도시에서 태어나거나 생애 첫 15년을 대도시에서 거주했던 이들은 뇌에서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전측 대상피질 부분이 현저히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생애 후반부에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보다 좀 더 영구적인 변화를 나타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어린 시절 도시에 산다는 것은 전 생애 동안 전측 대상피질의 변화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 더욱 민감해진다는 뜻”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글·강윤정 chiw55@brainmedia.co.kr |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도움 받은 책 ·《의학신경해부학》 이원택 외, 《인지신경과학과 신경심리학》 마리 배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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