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퇴행성 뇌질환 치료 가능한 뇌심부자극술 개발

전극 삽입 없이 뇌심부에 전기자극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신경세포의 파괴로 발생하는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뇌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이용되는 여러 치료 방법 중에서 전기적 자극으로 신경세포 간의 신호를 직접적으로 활성화하는 ‘뇌심부자극술’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텍 화학과 김원종 교수 연구팀이 전극 삽입 없이 뇌심부에 전기자극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바이오메디컬분야 권위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극 삽입을 통해 전기적으로 신경세포를 활성시키는 뇌심부자극술은 신경 장애를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전극을 외과적 수술을 통해 뇌 깊숙이 삽입시켜야 하므로 이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임상 적용이 쉽지 않다. 특히 짧은 배터리 수명으로 인한 반복적인 수술, 높은 비용, 뇌출혈, 발작·염증반응 등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비침습적이며 생체적합성이 높은 초음파에 감응하여, 전기적 신호를 일으키는 압전소재 기반의 나노의약소재를 개발하고자 했다. 압전소재는 분자의 결정격자 내의 비대칭적인 전하 분포로 인한 유전 분극을 일으키는 물질로, 초음파와 같은 물리적 자극에 의해 전압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되고 있는 압전소재는 생체독성을 일으킬 수 있고, 혈액에서부터 신경세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뇌-혈관 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뇌-혈관 장벽이란 생체 내 장벽으로, 외부 물질으로부터 우리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치료 목적의 약물의 유입까지도 막아 전달 효율을 크게 감소시킨다.

연구팀은 생체적합성이 높은 고분자 소재와 생체 내 존재하는 라디칼 기체 분자로서 뇌-혈관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일산화질소를 함께 도입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에 개발된 압전나노입자는 초음파에 선택적으로 감응해 일산화질소를 방출한다. 이는 일시적으로 뇌-혈관 장벽을 열고 나노입자가 뇌실질에 축적되도록 했다. 동시에 초음파에 의한 압전효과로 출력된 전류는 신경세포의 도파민 방출을 유도했다. 

이 나노입자를 파킨슨병을 가진 생쥐 모델에 주입하고 초음파를 조사했을 때, 독성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생쥐가 정상에 가까운 행동 양상을 보이는 등, 질병의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제안한 방법은 일산화질소를 이용한 뇌-혈관 장벽 투과성 증대 기술 플랫폼으로 비침습적으로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다. 일산화질소 방출을 위해 이미징이 가능한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원하는 부위에 선택적으로 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원종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압전나노입자는 비침습적으로 뇌의 깊은 조직을 자극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전략은 퇴행성 뇌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 장애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옴니아메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 자료. 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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