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발견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신약 개발시 파킨슨병 정복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 이미지 출처=npj Parkinson's Disease


지난 12월 13일, 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연구책임자)와 박상현 박사,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생명공학과 김대성 교수가 파킨슨병의 원인을 새롭게 밝히는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에 12월 7일 게재되었다.(논문명 : Trophoblast glycoprotein is a new candidate gene for Parkinson’s disease)

65세 이상 인구의 약 1%에게 발병하는 파킨슨병(혹은 파킨슨씨병)은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운동 장애이다. 중뇌의 흑색질이라 불리는 부위의 도파민세포가 점점 소실되면서 발생하지만, 그 원인이 크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영향, 독성물질이 원인이 된다는 연구가 있으나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번 공동 연구에서 연구팀은 생쥐의 배아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표현형의 발달에 TPBG가 관여함을 발견했다. TPBG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을 찾아냈는데, 이후 생쥐가 수정 이후 성체로 자라는 과정에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가 발생하는 지역인 복측 중뇌(ventral midbrain)에서 TPBG가 발현되며, 성체 시기 동안에도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TPBG의 발현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 성인 mDA 하위 집합에서 TPBG 발현 분석 / 이미지 출처=npj Parkinson's Disease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에서는 세포 사멸(apoptosis)의 증가와 함께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등 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기전을 동반했다. 이런 소견은 선조체(striatum)에서도 발견됐다. 

선조체는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신경지배를 하며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이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선조체는 도파민 신경섬유에서 축삭돌기 팽윤(axonal swelling/axonal spheroids)을 보이며 실제 도파민 농도가 정상 생쥐 대비 약 30% 감소했다.

이어서 연구팀은 파킨슨병 운동장애를 확인할 수 있는 걸음걸이 분석 등 행동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운동 수행과 협응 능력 및 감각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 TPBG 유전자 결핍 생쥐의 흑질 선조체 경로(nigrostriatal pathway)에서 나타난 신경해부학적, 신경화학적 변화가 파킨슨병과 관련 있는 운동 이상 증상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또한 실리코 분석을 통해 TPBG의 생물학적 기능을 예측하고,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 조직의 전사체 분석(transcriptome analysis)을 통해 TPBG 결핍으로 인해 실제로 변화된 세포 내 기능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TPBG 유전자의 기능 이상과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 사이 연관성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다. TPBG는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위치하면서 RNA 프로세싱, 단백질 퀄
리티 조절, 도파민 신호 조절에 관여하면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은 것이다. 이런 TPBG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노화가 진행되면 TPBG의 다양한 세포 내 역할이 불안정해지면서 도파민 사멸로 이어지고 운동 이상증상 등의 파킨슨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동욱 교수는 "TPBG가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과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나아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가운데, TPBG 유전자가 새로운 파킨슨병 유발 위험인자임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말했다.  또한 "새롭게 찾아낸 위험인자를 표적으로 기전 연구와 신약 개발이 이뤄지면 파킨슨병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파킨슨병 세포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 순수 분리 유전자로서 TPBG 역할을 규명하기도 했다. 김동욱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에스바이오메딕스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곧 임상시험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글. 김선희 기자 sopinera@brainworld.com│자료출처=npj Parkinson's Disease (www.nature.com/npjparkd)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