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매 환자 뇌조직 분석으로 치매 악화시키는 작용기전 규명

국립보건연구원, 치매위험인자 ApoE4 작용 타깃 발견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및 치료제 개발 활용 기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은 조철만 박사팀이 국내 치매 환자의 뇌조직 분석을 통하여 치매 위험인자로 알려진 ‘ApoE4’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악화시키는 새로운 병리기전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치매는 정상 생활을 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가 손상되어 이전보다 인지 및 고도 정신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치매 위험인자인 ApoE는 체내 지질 및 콜레스테롤 운반체로 E2, E3, E4 세 가지 유전형이 있으며, 그중 ApoE4 유전형을 가진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3-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그 병리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서울대학병원 치매뇌은행에서 수집한 12례의 뇌조직을 대상으로 FoxO3a와 FoxO3a의 조절을 받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분석하였다. 각 단백질의 양을 정량하고 ApoE4 유전형 보유자와 비보유자 사이에서 그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ApoE4가 자가포식작용에 관여하는 FoxO3a를 억제하여 치매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인산화된 타우단백질의 축적을 유발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 ApoE4 작용 모식도 (사진출처=국립보건연구원)

* FoxO3a: 세포 내 산화적스트레스, 자가포식작용, 세포주기 등을 조절하여 수명과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는 단백질
* 자가포식작용(autophagy): 세포내로 침입한 미생물이나 변성된 단백질 및 기능상 문제가 생긴 미토콘드리아 등을 분해하여 세포 성장에 필요한 아미노산, 지질 등으로 재활용하는 기전으로 그중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것을 마이토파지(mitophagy)라 함
* 타우단백질: 뇌신경세포에서 길게 뻗은 축삭돌기(axon)를 구성하는 미세소관에 결합하여 이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치매 환자의 경우 인산화가 증가하고 신경세포 내 축적되어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음
*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산소를 사용하여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ATP)를 생산하는 세포내소기관

본 연구에서 ApoE4 유전형을 가진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FoxO3a가 크게 감소하고, 기능에 문제가 있는 단백질이나 미토콘드리아의 제거에 관여하는 자가포식작용(autophagy) 관련 단백질들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비정상 타우단백질은 대개 자가포식작용으로 제거되는데, ApoE4 유전형을 가진 신경세포에서는 자가포식작용 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인산화된 타우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으로 해석되며, 더불어 기능상 문제가 있는 미토콘드리아 제거도 저해되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신경세포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는 병리를 잘 설명하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 치매병리에서 ApoE4의 작용기전 (사진출처=국립보건연구원)

본 연구 성과는 국립보건연구원 치매뇌은행사업을 통하여 수집한 국내 치매 환자 뇌조직을 분석하여 나온 결과로 서울대병원 치매뇌은행(은행장 박성혜 교수)과 공동연구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저널 최근호(제1저자: 손희영 선임연구원, 교신저자: 조철만 보건연구관)에 발표되었다. 

치매뇌은행사업은 국내 치매 연구를 위한 고도화된 뇌 연구자원의 수집, 분양을 통하여 치매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현재 4개소가 구축 운영 중이다. 고도화된 뇌연구자원은 사후 뇌조직 뿐 만 아니라 생전 인체자원, 뇌영상 및 임상정보 (인지기능검사, 과거질병력, 혈액분석정보) 등을 포함하는 연구자원으로 치매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국립보건연구원 뇌질환연구과 고영호 과장은 “본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 =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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