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에 빠지면서 '스위치가 꺼지는' 뇌 부위 [사진= 데일리메일 캡쳐]
1. 편도체: 두려움 제어 2. 중간측두피질: 부정적 감정 통제
3. 전두엽(이마엽): 판단 제어 4. 후측 대상회(후측 대상피질): 감정(공감) 통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신경학자들은 MRI 스캔을 이용해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를 관찰했다. 왜 사랑에 빠지면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변덕쟁이가 되고,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일을 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뇌 스캔 결과,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두엽 활동이 마비되어서 비판이나 의심을 일시 중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능 정지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았을 때만 일어났다.
현지시각 10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신경미학과 세미르 제키(Semir Zeki) 교수는 뇌의 이런 작용이 번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생물학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깐 판단을 미루면 가장 맞지 않은 쌍이라도 함께할 수 있고, 번식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뇌 스캔에서는 뇌의 또 다른 부위도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공포를 조절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부위였다. 이런 현상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왜 행복함을 느끼는지, 그리고 일이 잘못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지도 설명한다.
연구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뇌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랑에 빠진 보상으로 분비되는 도파민은 욕망, 중독, 행복감 등과 연결된 고통과 기쁨을 느끼게 해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코카인과 같은 오피오이드계 약물을 복용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도파민이 상승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식욕과 기분과 관련된 주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감소다. 세로토닌 수준이 낮아지면 강박 신경증에 빠진 사람들과 유사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리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 외에도 널리 알려진 아드레날린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심장이 달리기하고 난 뒤처럼 빨리 뛰고 손바닥에 땀이 나면서 입에 침이 마르는 이유를 설명한다. 두려움을 느낄 때 나오는 노르에피네프린도 분비된다. 이것은 사람들이 함께 흥미로운 경험이나 무서운 경험을 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유나 혹은 금지된 사랑에 느끼는 유혹을 설명한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